작품 소개
“박태준 교수님. 제가 꼭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.”
수술실로 향하던 태준이 코웃음을 흘렸다.
그러고는 소리치는 서현을 향해 뒤로 휙 돌아섰다.
뚜벅뚜벅,
두 걸음 만에 당도한 태준이 고압적인 자세로 그녀의 가운에 쓰여 있는 이름을 확인했다.
그러더니 이번에는 웃음기를 싹 지운 얼굴로 서현에게 상체를 기울였다.
“응급의학과 이서현 선생, 할 일 끝났으면 적당히 빠져. 설쳐대지 말고.”
태준의 느긋하고 고저 없는 일격에 서현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버렸다.
대체 이 남자, 입에 칼이라도 달린 건가?
서현은 부들부들 떨리는 고개를 간신히 들어 올려 태준을 쳐다보았다.
수려한 외모, 넘사벽인 피지컬,
거기에 더해 명산의료재단 이사장의 손자, 서울 본원 원장의 아들,
국내에서 손꼽히는 흉부외과 의사인 박태준,
이 남자와의 첫 만남은 이토록 강렬한 기억이 되어버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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